성북동카페(작은언덕)

2010. 2. 1. 11:21삽질/건축.도시

이 프로젝트를 처음 알게된 것은 2008년 9월이었다.
처음엔 아는 지인을 통해 공사진행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달라는 요청에서 시작하여,
결국 공사 감리와 진행에 관한 모든 사항을 건축주로부터 위임받아 2009년 준공을 하게되었다.

큰 건물이 아니다 보니, 변변한 투시도나 조감도도 없었다.
PM을 맡고 나서 일단, 건물에 대한 모델링으로 건축물의 문제점과 전체적인 느낌을 되짚어 보았다.
모델링은 스케치업 프로그램으로 하였고, 렌더링은 아틀란티스 V2.0으로 작업하였다.



<공사관리 의뢰당시 현장의 모습-골조만 진행된 상태에서 공사중지된 상태>


처음 본 공사를 알게 된 것은 예전에 나와 같이 건설회사에서 근무했던 동료가
건축주 회사의 직원으로 재직 중이었고, 시공사와의 잦은 트러블로 골조만 시공되어 있는 상태에서 예상공기보다
너무 오랜시간 지연되었고, 더이상 시공사를 믿고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건축주의 판단에서 였다.

우리나라의 많은 건축주들이 답답해 하는 것은 본인의 재산을 투입하여 짓는 공사이기 때문에
처음엔 의욕이 충만하여 정말 훌륭한 건물을 지으리라 다짐하지만,
곧 우리나라의 주먹구구식 소규모 건설회사를 만나 공사 초기 가졌던 부푼 꿈은 단지 꿈일 수 밖에 없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시공사 결정을 위한 PT에서는 어떠한 시공사도 금방 간이라도 내어줄 것처럼 굴며,
자기회사에 공사만 맡겨준다면 성심 성의껏 공사를 해주겠노라고 온갖 아양을 다 떨게 마련이다.
하지만, 선급금을 받고 가설공사, 골조공사를 진행하면서 선투입 후기성으로 진행해야 할 공사가
점점 선기성 후공정으로 변모해가고, 이는 점점 공사중단...배째라식의 막무가내 형태로
건축주의 자금을 압박해오기 시작한다.
시공사가 이러는 가장 큰 원인은 자사에서 공사중인 타 현장의 하도급 기성의 돌려막기식 병폐에서 기인한다.
이 공사를 처음 진행해 오던 시공사도 역시 마찬가지 였다.
때문에 공사를 위한 시공사 선정시 그 시공사의 시공능력평가등을 면밀히 하고, 객관적인 선택이 중요하다.

이 공사를 맡은 시공사 또한 그동안 수도 없이 보아왔던 전형적인 삼류 시공사의 행패가 진행되고 있었다!
내가 가만히 놔둘리 없었다. 순차적으로 그동안 미흡했던 서류작업과 공문발송으로 시공사의 추가적인 행패를
사전에 차단하였고, 결국, 원도급업자인 시공사를 아웃시키고,
공사에 관여해서 원도급업자에게 제대로 기성지급을 받지 못한 하도급업체를 직접 움직여 공사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공사를 하면서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시공사의 방해공작이 있었지만, 결국 준공필증을 받게 되었고,
나의 소임을 다 할 수 있었다.
이 공사를 계기로 당시 건축주의 소개를 받아 지금의 사무실에 추천받게 되었고,
13년동안 건축분야에서 나름 열심히 고생했던 내가
인테리어라는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되었다.

건축설계와 시공을 하는 우리나라 기술자들의 고쳐야할 고질병을 지적하고자 한다.
아무리 작고 큰 돈이 안되는 건축물이라도 건축주입장에서는 그 만큼 본인의 피땀어린 돈이 투입되는
인생 최대의 큰 일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건축주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설득하고,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깨닭았으면 한다.
아니, 이미 알고 있음에도 바쁘다는 이유로....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나같은 사람이 그 틈새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현재 이 건축물은 성북동의 한 언덕길에서 "작은언덕"이라는 카페로 성업중이다.
카페는 당시 건축주의 지인이 운영을 하고 있는데,
비즈와 같은 악세사리를 직접 만들어 카페에서 판매를 하고 있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기는 하지만, 기성품처럼 대량 악세사리가 아니라서,
이 세상 단 하나의 악세사리를 선물해 주고 싶은 연인이 카페에 같이 간다면, 좋은 추억의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건물이 준공된지도 일년이 다 되어 간다.
처음엔 앙상한 골조 밖에 없었고, 준공당시에도 조경이나, 카페의 단장이 다 되어 있지 않았던 터라
새건물의 모습만 있었는데, 얼마전 퇴근길에 카메라를 가져온 김에 이 곳에 들려서 사진을 찍고 왔다.
다행히 카페 사장님이 나를 기억해 주셔서 사진촬영에 흔쾌히 협조해 주셨다.
나도, 그때보단 촬영기술이 늘어, 예쁜 야경사진 몇 컷을 찍을 수 있었다.





건물은 카페이름처럼 성북동 언덕길에 위치하고 있다.
"작은언덕"은 사진에서 보다시피 외부에 작은 전구로 장식되어 있고,
성북구에서 관리하는 멋진 소나무가 카페앞에 자리하여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으며,
계단실 상부가 아트리움으로 계획되어 주경과 야경시 내외부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있다.



건물 출입구를 들어가면 적벽돌과 목재, 그리고, 포인트 칼라 가구들이 조화를 이루어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이끈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현재 카페사장님의 동생분이 인테리어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서,
직접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여 더욱 꼼꼼하게 공사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2층으로 올라는 계단실의 천정에는 한지공예로 만든 조명기구와 벽면의 빨간색 인테리어가 조화되어,
새련되고 아늑한 분위기를 창출하고 있다.







건물 준공 후 건축주의 배려로 카페에 초대되어, 일년에 세네번 만나는 모임을 이 곳에서 하게 되었는데,
이탈리안 식단의 피자, 파스타, 스파게티, 와인을 통해 모임의 분위기가 더욱 풍요로웠고,
어렵게 준공에 힘써줘 고맙다며, 이날 식사비를 받지 않아  경제적인 모임이 되었고,
맴버들에게 한껏 부러움까지 사며,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야외 테라스에는 목재데크로 바닥이 마감되어 있고, 건물 외벽의 반짝이는 조명으로
여름에 이 곳을 찾는다면 상당히 로멘틱한 분위기로 저녁시간을 빛내줄 것이다.

지하1층은 5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고, 언덕위 건물의 특성을 살려, 외부에서 직접 진입이 가능해
램프를 타고 내려가는 지하주차장이 아니어서, 운전이 서툰 여성고객이나, 초보운전자들도 쉽게 주차가 가능하다.

한때, 고생해서 준공한 건물이기도 하고, 이 건물을 통해 지금의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었기에,
나에겐 특별한 건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작은언덕이 성업하여 대박이 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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